찌직 소리, 넥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습니다
매장으로 들어오는 전화 중에 이런 내용이 꽤 자주 있습니다. “3번 줄만 찌직거리는데 넥이 휜 건가요?” 한 줄이 특정 프렛에서만 울린다면, 트러스로드(넥 안쪽에 박힌 금속 봉으로, 조여주거나 풀어서 넥 굽음을 조절하는 부품)를 건드리기 전에 훨씬 간단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버즈(buzz)는 줄이 프렛 위에 의도치 않게 닿아 생기는 ‘찌직·쇠 긁히는’ 소리입니다.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 층위로 나뉘고, 가장 단순한 것부터 확인해야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체크하면 됩니다.
준비물
- 클립 튜너 (음정이 맞아야 줄 장력이 정상)
- 카포 (1프렛 고정용, 없으면 손가락으로 대체)
- 자 또는 프렛 게이지 (없으면 신용카드로 대략 확인)
- 6각 렌치 (트러스로드·브릿지 새들 조절용, 베이스마다 규격 다름 — 대부분 4mm 또는 5/32인치)
- 밝은 조명 or 손전등
단계 1 — 줄 튜닝 먼저
만지는 것: 튜닝 페그(헤드스탁 끝에 있는 줄감개)
- 클립 튜너를 헤드스탁에 물립니다. (헤드스탁 = 줄감개가 달린 넥의 끝부분, 바디 반대쪽)
- 4줄 전부 표준 튜닝(E A D G)으로 맞춥니다.
- 다시 연주해서 버즈가 여전한지 확인합니다.
줄이 느슨하면 장력이 낮아져 개방현에서도 쉽게 프렛에 닿습니다. 특히 오래 쉬고 꺼낸 베이스는 이 단계 하나로 버즈가 사라지는 경우가 전체의 20% 이상입니다.
이 단계에서 해결됐다면 이후 단계는 건너뛰어도 됩니다.
단계 2 — 어느 위치에서만 버즈가 나는지 지도 그리기
만지는 것: 없음 — 일단 연주하면서 메모만
- 1번 줄(G줄)부터 4번 줄(E줄)까지 각각 개방현을 퉁겨봅니다.
- 각 줄을 1프렛부터 12프렛까지 순서대로 눌러가며 버즈 위치를 메모합니다.
- 패턴을 확인합니다.
| 증상 패턴 | 유력 원인 |
|---|---|
| 1~5프렛 어디서든 나는 경우 | 넥이 뒤로 젖혀진 백 보우(back bow) 가능성 |
| 7프렛 이상 고음역대만 | 넥이 앞으로 휜 업 보우(up bow) 가능성 |
| 특정 줄 한 개만, 전 구간 | 너트 홈이 너무 낮거나 해당 줄 새들(브릿지 위에서 줄을 받쳐주는 금속 조각)이 낮음 |
| 특정 프렛 하나에서만, 모든 줄 | 그 프렛 자체가 솟아 있음(프렛 레벨 문제) |
| 개방현에서만 | 너트 슬롯이 너무 낮음 |
이 메모가 다음 단계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건너뛰면 엉뚱한 부분을 조절하게 됩니다.
단계 3 — 넥 릴리프(휨 정도) 눈으로 확인
만지는 것: 없음 — 눈으로 보기만
넥 릴리프(neck relief)는 트러스로드 장력으로 만들어지는 넥의 완만한 앞굽음입니다. 완전히 직선이 아니라 손가락 굵기보다 살짝 얕은 정도가 정상입니다.
- 카포를 1프렛에 고정합니다. (없으면 왼손 검지로 1프렛 전체를 눌러 고정)
-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4번 줄(E줄)의 16~17프렛을 누릅니다.
- 8~9프렛 부근에서 줄과 프렛 사이 틈을 봅니다.
- 틈이 신용카드 한 장 두께(0.5mm 내외) 정도 → 정상
- 틈이 거의 없거나 줄이 프렛에 붙어 있음 → 백 보우(넥이 뒤로 젖힘) → 트러스로드를 반시계 방향으로 1/8바퀴 풀어줘야 함
- 틈이 2mm 이상 넓음 → 업 보우 심함 → 트러스로드를 시계 방향으로 1/8바퀴 조여야 함
⚠ 트러스로드는 한 번에 1/8바퀴 이상 돌리지 마세요. 조절 후 30분 기다렸다가 다시 측정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조절이 처음이라면 매장 셋업을 권장합니다.
단계 4 — 브릿지 새들 줄 높이(액션) 확인
만지는 것: 브릿지 새들 높이 조절 나사
액션(action)은 프렛 위면과 줄 사이의 거리입니다. 낮을수록 연주는 편하지만 버즈가 생기기 쉽고, 높으면 버즈는 줄지만 손이 많이 힘듭니다.
베이스 기준 일반 셋업 권장치:
– 12프렛에서 E줄: 2.0~2.5mm
– 12프렛에서 G줄: 1.5~2.0mm
- 줄자 또는 프렛 게이지로 12프렛 위 줄 높이를 잽니다.
- 낮다면 해당 줄 새들의 높이 나사를 6각 렌치로 시계 방향(올리는 방향)으로 조금씩 올립니다.
- 올린 후 다시 튜닝하고 버즈 여부를 확인합니다.
새들 높이는 올리면 줄 전체의 텐션도 미세하게 바뀌므로, 조절 후 반드시 재튜닝합니다.
단계 5 — 너트 슬롯 깊이 확인
만지는 것: 없음 — 확인만 (가공은 매장 의뢰)
너트(nut)는 헤드스탁과 넥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흰색 또는 검정 플라스틱·본 조각으로, 줄이 지나가는 홈(슬롯)이 파여 있습니다.
- 개방현에서만 버즈가 나고 1프렛 이상 짚으면 사라진다면 → 너트 슬롯이 너무 낮은 것입니다.
- 2프렛을 눌렀을 때 1프렛 위로 줄이 거의 닿아 있다면 같은 원인입니다.
- 너트 슬롯 가공은 집에서 하기 어렵습니다. 너트 파일이 없으면 매장 셋업 의뢰가 맞습니다.
반대로 너트 슬롯이 너무 얕아서(줄이 너무 높이 걸려서) 1~3프렛 연주가 힘든 경우라면, 이것도 셋업 항목에 포함해 요청하면 됩니다.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
“버즈 = 무조건 트러스로드”라고 바로 손대는 것
트러스로드는 조절 후 넥 나무가 안정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한쪽 방향으로만 무리하게 조이면 넥이 영구 변형됩니다. 단계 2에서 패턴을 먼저 확인하면 트러스로드까지 가지 않아도 해결되는 케이스가 절반은 됩니다.
액티브 베이스 배터리를 잊는 것
액티브 베이스(내장 프리앰프가 있어 9V 배터리로 구동되는 방식)는 배터리가 거의 방전되면 잡음이 생깁니다. 이걸 프렛 버즈로 착각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액티브 베이스라면 9V 배터리를 교체한 뒤 다시 확인해보세요.
모든 줄을 한꺼번에 조절하려는 것
한 줄씩, 한 항목씩 바꾸고 결과를 확인하는 게 원칙입니다. 새들 높이와 트러스로드를 동시에 만지면 어떤 조절이 효과를 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vs 매장에 맡길 것
| 항목 | 집에서 가능? | 비고 |
|---|---|---|
| 튜닝 교정 | ✅ | 가장 먼저 |
| 브릿지 새들 높이 조절 | ✅ | 6각 렌치 필요 |
| 넥 릴리프 눈으로 확인 | ✅ | 도구 없어도 가능 |
| 트러스로드 미세 조절 | ⚠ 주의 요함 | 1/8바퀴씩, 처음이면 매장 권장 |
| 너트 슬롯 가공 | ❌ | 전용 너트 파일 필요, 매장 의뢰 |
| 프렛 레벨링 (특정 프렛 돌출) | ❌ | 반드시 매장 의뢰 |
셋업은 출고 베이스의 줄 높이·인토네이션·넥 상태를 연주 가능한 수준으로 맞춰주는 작업입니다. 비용은 매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3~8만원선이고, 새 베이스 구입 시 한 번 받아두면 이후 관리가 훨씬 수월합니다.
구매는 schoolmusic.co.kr, 낙원악기상가, 온라인 악기몰 모두 가능합니다. 단 처음 셋업이 불안하다면 실물 확인과 셋업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우선 고려하세요.
이것만은 외워두기
- 특정 줄 전 구간 버즈 → 너트 슬롯 또는 해당 줄 새들 높이 먼저
- 1~5프렛 버즈 → 백 보우 의심, 트러스로드 반시계
- 7프렛 이상 고음역 버즈 → 업 보우 심함 의심, 트러스로드 시계
- 특정 프렛 딱 하나에서 모든 줄이 → 프렛 레벨 문제 → 매장 의뢰
- 액티브 베이스면 배터리 먼저 교체
다음 글에서는 인토네이션(개방현과 12프렛 음정이 맞도록 줄 길이를 조절하는 셋업 항목) 맞추는 방법을 단계별로 다루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