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처음엔 다 여기서 막히는가
일렉이나 통기타 줄은 볼 앤드(Ball End) — 줄 끝에 작은 쇠구슬이 달려 있어서 브릿지 구멍에 그냥 꽂으면 끝입니다. 클래식기타 나일론 줄은 그 쇠구슬이 없습니다. 맨 나일론 끝을 브릿지 구멍에 직접 묶어야 합니다. 헤드스탁 쪽도 마찬가지라 ‘이걸 어떻게 고정하지?’에서 첫 번째 막힘이 옵니다.
매장에서도 자주 듣는 질문이 “줄은 사왔는데 어디에 어떻게 묶는 건지 모르겠어요”입니다. 유튜브에서 찾으면 손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사진으로 보면 각도가 안 나와서 처음에 헷갈립니다. 이 글은 두 손의 움직임을 최대한 분해해서 씁니다.
준비물 먼저 챙기기
- 나일론 줄 1세트 — 저음 3줄(4·5·6번)은 감긴 줄, 고음 3줄(1·2·3번)은 투명 나일론. 세트로 구입.
- 클립 튜너 — 줄 감고 나서 장력 확인용. 없으면 스마트폰 튜너 앱으로 대체 가능.
- 니퍼 또는 줄 커터 — 남은 줄 끝 정리용. 가위도 되지만 니퍼가 깔끔.
- 헝겊 또는 폴리싱 클로스 — 작업 중 기타 바디 긁힘 방지용.
- (선택) 스트링 와인더 — 헤드스탁 롤러(줄감개)를 빠르게 돌리는 도구.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작업 시간 절반으로 줄어듦.
나일론 줄은 처음 며칠이 계속 늘어납니다. 교체 직후에는 하루에 3~4번 튜닝하는 게 정상입니다. 1주일 지나면 안정됩니다.
단계별로 보면 — 브릿지 묶기 (저음 줄·고음 줄 공통)
브릿지(Bridge) — 기타 바디 아랫부분에 붙어 있는 직사각형 나무 부품. 줄이 기타 몸통과 만나는 지점입니다. 가운데 흰 막대기(새들, Saddle)를 기준으로 앞쪽에 6개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1. 줄을 브릿지 구멍에 통과시킨다
줄의 한쪽 끝(끝이 잘린 쪽, 아무 표시 없는 쪽)을 브릿지 앞쪽 구멍에 바디 위쪽에서 아래로 꽂습니다. 5~6cm 정도 아래로 빠져나오면 충분합니다. 구멍 방향: 새들 쪽(기타 넥 방향)이 ‘아래’, 브릿지 앞면이 ‘위’입니다.
2. 빠져나온 줄 끝을 새들 뒤로 꺾는다
구멍을 통과해 위로 나온 줄 끝을 새들 위를 넘겨서 브릿지 뒤쪽(바디 쪽)으로 당깁니다. 이제 줄이 새들 위에 걸쳐진 상태가 됩니다.
3. 본줄 아래로 통과시켜 고리를 만든다
꺾은 끝부분을 본줄(아직 헤드스탁 쪽에 연결 안 된 긴 줄) 아래로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하면 본줄을 감아도는 작은 고리가 생깁니다.
4. 고리 안으로 한 번 더 넣어 잠근다
끝을 방금 만든 고리 안으로 다시 한 번 통과시킵니다. 이 단계가 ‘매듭의 핵심’입니다. 줄을 세게 당기면 고리가 조여들면서 빠지지 않습니다.
- 1·2·3번 줄(고음, 투명 나일론): 위 과정으로 충분. 미끄러울 경우 고리 안으로 2번 감아줘도 됩니다.
- 4·5·6번 줄(저음, 감긴 줄): 표면이 거칠어서 1번 고리만으로도 잘 잡힙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감으면 나중에 풀기 어렵습니다.
5. 잡아당겨 매듭 조임 확인
본줄을 헤드스탁 쪽으로 가볍게 당겨보세요. 매듭이 새들 뒤쪽에 딱 걸리면서 줄이 빠지지 않으면 브릿지 매듭 완성입니다.
단계별로 보면 — 헤드스탁 감기
헤드스탁(Headstock) — 기타 넥 맨 끝, 줄감개(롤러, Tuning Peg)가 달린 부분입니다. 클래식기타 헤드스탁은 일렉기타와 달리 롤러가 옆으로 누워서 구멍이 뻥 뚫린 형태입니다. 그 구멍에 줄을 통과시켜 감습니다.

6. 줄을 롤러 구멍에 통과시킨다
브릿지에서 연결된 긴 줄을 헤드스탁까지 당겨 적당한 위치의 롤러 구멍에 넣습니다. 6번 줄(가장 굵은 저음)은 헤드스탁 위쪽 첫 번째 롤러, 1번 줄(가장 가는 고음)은 아래쪽 첫 번째 롤러입니다.
통과시킨 뒤 5~7cm 정도 여유를 남깁니다. 너무 짧으면 풀릴 수 있고, 너무 길면 감는 양이 많아집니다.
7. 끝부분을 본줄 위로 꺾어 고정한다
구멍 밖으로 나온 끝부분을 본줄 위로 꺾어서 롤러 포스트(롤러 기둥)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때 끝이 롤러 안쪽(기타 바디 방향)을 향하게 합니다.
8. 롤러를 돌리면서 줄로 끝부분을 덮어 잠근다
롤러를 돌리기 시작하면 본줄이 감기면서 꺾어둔 끝부분 위로 줄이 쌓입니다. 처음 1~2바퀴에서 끝이 눌려 고정됩니다. 이후에도 3~4바퀴 더 감아줍니다.
- 감는 방향: 롤러마다 다릅니다. 튜닝 페그를 돌렸을 때 줄이 팽팽해지는 방향으로 감으면 됩니다.
- 줄이 롤러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쌓이게 감아야 헤드스탁 각도에서 줄이 너트(Nut, 헤드스탁과 넥의 경계 흰 막대기) 홈 위로 자연스럽게 내려옵니다.
9. 남은 끝 니퍼로 정리
튜닝이 어느 정도 되면 남은 줄 끝을 롤러 바로 옆에서 니퍼로 잘라냅니다. 5mm 이하로 짧게 자르면 연주 중 다른 줄에 닿아 잡음 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흔히 헷갈리는 것
“브릿지 매듭이 연주하다 풀렸어요”
이 증상이면 보통 고리를 한 번만 통과시킨 경우입니다. 특히 1·2·3번 나일론 줄은 표면이 매끄러워서 장력이 조금만 걸려도 미끄러집니다. 고리 안으로 한 번 더 통과시켜 2회 잠금으로 묶어주세요.
“튜닝이 금방 풀려요”
나일론 줄의 특성입니다. 처음 1~7일은 줄이 계속 늘어나 튜닝이 자주 풀립니다. 비정상이 아닙니다. 튜닝 후 조금씩 줄을 위로 당겨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안정 기간이 짧아집니다.
“헤드스탁에서 줄이 빠져요”
이 경우는 롤러를 처음 감을 때 끝부분이 본줄 위로 눌리지 않은 것입니다. 8번 단계에서 끝을 꺾어두고 첫 1바퀴에 덮이는지 확인하고 나서 계속 감으세요.
“몇 번 줄이 어느 롤러에 가는지 모르겠어요”
헤드스탁을 기타 뒷면에서 보면 롤러 번호가 직관적으로 보입니다. 앞에서 볼 때는 위 3개가 6·5·4번(저음), 아래 3개가 1·2·3번(고음)입니다. 실제로 헤드스탁을 내 쪽으로 돌려놓고 보면 더 쉽습니다.
줄 교체 주기 — 이것만은 외워두기
- 연습 위주 주 3~4회: 3~4개월마다 전체 교체
- 공연·레코딩 전: 최소 이틀 전 교체 (장력 안정화 기간 필요)
- 3번 줄(G, 나일론 단선): 다른 줄보다 빨리 탁해짐 — 6개월에 한 번은 낱줄만 교체해도 소리가 살아남
스트링 브랜드는 D’Addario EJ45, Augustine Classic Blue, Savarez 500CJ 등이 국내에서 흔히 쓰입니다. 텐션 선택 — Normal Tension(저항 약함, 손가락 편함)이 입문자에게 권장됩니다. High Tension은 소리가 또렷하지만 손가락이 익숙해진 뒤 시도하세요.

처음 줄 묶기 체크리스트
- [ ] 브릿지 구멍에 줄이 5cm 이상 통과됐다
- [ ] 새들 넘겨 고리 만들 때 줄이 새들 위에 얹혀 있다
- [ ] 브릿지 고리를 최소 2회 잠금했다 (1·2·3번 줄)
- [ ] 헤드스탁 감기 시작 전 끝부분을 본줄 위로 꺾어놨다
- [ ] 롤러 감기 후 남은 끝을 5mm 이하로 잘랐다
- [ ] 교체 직후 손가락으로 줄을 가볍게 위로 당겨 스트레칭했다
- [ ] 튜닝 후 다음 날 다시 한 번 튜닝 확인했다
줄 교체 이후 셋업(줄 높이·인토네이션 확인)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 인토네이션은 개방현과 12프렛 음정이 맞도록 줄 길이를 조정하는 작업입니다 — 는 가까운 매장에 맡기는 게 빠릅니다. schoolmusic.co.kr에서 예약 문의 가능하고, 낙원악기상가 내 클래식기타 전문점에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셋업 비용은 3~7만원선입니다.



